맨하탄 내 숙소 가격이 너무 사악한데 이 정도면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숙소 유형은 호텔과 에어비앤비의 중간 어딘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방 깔끔했고 침구도 편했습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보다는 당연히 못하겠지만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나니 그 정도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구요. 수건, 휴지 등 비품도 충분히 구비되어 있고 자유롭게 더 가져다 쓸 수 있어서 부족할 일도 없었어요. 요즘 호텔도 슬리퍼 제공 안하는 곳들 많은데 슬리퍼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치도 미드타운이라 대중교통이든 걸어서든 여기저기 접근성이 굉장히 좋았구요 밤에 돌아올 때 크게 위험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가로등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3박 이상을 하는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세탁실과 주방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데 두 가지가 다 있어서 편했습니다. 특히 세탁실에는 세탁기, 건조기 둘다 있었고 LG 신형모델인 것 같았습니다(제 집에 있는 거보다 좋은 거인듯...) 세제, 섬유유연제까지 무료로 구비되어 있었구요 덕분에 한여름에 여행했는데 자주 옷 세탁해서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스태프의 태도였습니다. 제가 여행 중간에 택배를 받아야 할 일이 있어서 이 숙소 주소를 배송지로 적고 혹시 택배가 낮에 오면 받아달라고 스태프에게 이야기를 해두었는데요. ups에서 배송 완료됐다는 메세지는 왔는데 저녁에 확인해보니 온 택배가 없는겁니다... 그래서 스태프한테 연락해보니 바로 현관 앞의 cctv도 확인해서 그날 온 배송기사 자체가 없었다고 알려주더라요. 처음에는 숙소에 카운터가 없다는 말에 뭔가 연락이 잘 안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전화를 잘 받고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줬습니다. ups가 워낙 주소 제대로 안보고 배송을 막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 이거 못찾겠다 거의 포기했는데, 스태프가 먼저 자기가 다음날 옆집에 혹시 잘못 간 택배가 있는지 한번 물어봐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니 이걸 진짜 찾아온 거에요... 심지어 다음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옆옆집까지 가서 물어봤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숙소가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고 하면서 미안하지만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하고 끝인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모습에 좀 감동했습니다... 다음에 뉴욕에 방문한다면 이 숙소에 또 묵을 의향이 있습니다.